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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tune
callisto97
2017. 11. 17. 16:14
어릴 적 엄마가 내가 부잣집에 시집가서 편히 사는 걸 보는 게 제일 바라는 것이라고 했을 때, 고작 내게 기대하는 것이 저것이란 말인가 서운하고 혐오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그게 싫어 어지간히 열심히 살았던 것 같은데 결국 현재 내 인생은 엄마의 바램대로 남편만 바라보는 의존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사라지고 아내, 며느리, 엄마만 남은 삶. 그래서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지만 아직도 이것이 진정한 행복인지 내가 추구하던 목표가 맞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런데 그렇게 주체적이었던 나도 자식을 낳아보니 엄마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전에는 무엇이든 이를 악물고 이루어내는 이들을 존경했는데, 내 자식은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늘 운이 좋고 남의 덕도 많이 보고 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만약 남의 덕을 보고 살게 되지 못한다고 해도, 최소한 자신이 노력한 만큼 보상받고 인정받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있다.
내 사랑이 온전히 전해지기를. 주눅들지 말고 자만하지 말고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기를.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고 굴곡 없이 평탄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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