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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callisto97 2025. 5. 4. 22:52

 4/30에 휴스턴에 도착해서 내리 일만 한 것 같다.

나는 남의 집 렌트살때도 내 집처럼 쓸고 닦고, 나중에 물 안줘서 죽은 나무까지 다 심어놓고 나왔는데. 사람들 참..

 

그렇게 집에 붙박이로 있으면서 차를 렌트하기 아까워 월맛에 가서 자전거를 한대 샀다.

26인치는 발이 땅에 닿지 않아, 24인치 Huffy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원래 보라색이 맘에 들었는데 참 잘 됐다는 생각을 했다.

사고 나서 보니 이게 산악, 일상 겸용인 걸 알고, 유툽으로 기어 바꾸는 걸 돌려 보고.

시차로 4시에 일어나 오늘 아침 6시에 월맛이 문을 열자마자 다녀오니 편도 6분 컷이었다.

사우디에서 거의 두 달을 운동을 못(안)했는데, 이것 또한 잘됐다..그러면서.

 

에어팟을 찾은 날부터 좋은 것만, 좋은 것만 보고 생각하고 감사하려고 하고 있다.

만석 국제선에서, 중앙 3열 좌석에서 나만 통로에 앉고 옆 두 자리에 모두 비어 널럴했던 것도.

공항에서 집까지 60불에 우버를 부르니, 드라이버가 자기는 20불을 받는다며 앱을 끄고 현금으로 40불로 하자 한것도.

펌프가 타버린 에어베드를 공짜로 새로 보내주기로 한 것도.

 

생각해보면 나는 참 열심히 사는 운명론자였다.

항상 애는 쓰지만 얻지 못한 것은 운명이라며 욕심내지 않았고, 그래서 꼬이지 않고 무던한.

자식 일은 내 것처럼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여태 못 깨닫다가, 결과가 이리도 마음을 후비고 미련이 남는다는 것도 배웠다.

 

가라지에서 아무리 이리저리 돌려도 앞 기어가 바뀌지 않더니

집에 다 와서 왼쪽 기어를 끝까지 밀자 딸깍 소리를 내며 중간으로 체인이 걸렸다.

딸깍.

그렇게 맞아 들어갈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