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축하해

callisto97 2018. 3. 7. 00:40

 참 알수 없는 게, 그렇게 혼내고 연습시킬 땐 안되더니 마음을 내려놓으니 누가 듣기에도 수월하게 일등을 했다.

하루에 30분 남짓 연습시키고, 잔소리도 닫고..드디어 예선을 치르러 가면서 속으로 그랬다.

' 딱 한번만 일등하면 다 내려 놓을수 있을 것 같은데..한번만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이번엔 연습도 많이 안해서 예선도 통과 못할지도 모르지만 그런 욕심이 드네. 안쓰러운 내 새끼. 그동안 엄마 욕심에 그렇게 연습을 하고도 번번히 일등 근처에서 미끄러진 내 새끼. 엄마가 담담한 척, 강한 척, 별 거 아닌 척 했지만 언제나 미안하고 속상하고 그랬단다..

그런데 말야..한편으론 말야.. 만약 이변이 생겨 일등을 한다면, 나는 정말 다 내려놓을 수 있을까? 이번에 일등했으니 가능성이 보인다고 다시 닥달하게 되는 건 아닐까?

어쩌면 그래서 너에게 일등을 안 주셨던 걸지도 몰라. 엄마의 욕심에 니가 망가질까봐..' 


거짓말처럼 예선을 통과하고, 파이널에서 린지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나의 피아노에 대한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셨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종교가 없음에도 신이 내 마음을 어루만져 준 느낌.

바라는 걸 이루게 해준 감사함. 두 아이 모두 일등을 경험에 보고 내게 기쁨을 줬으니..

고마워. 그리고 너무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