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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어디를 향하고 있나

callisto97 2018. 9. 14. 00:59

 성격까지도 결국 유전자가 결정한다고 한다. 이미 호르몬의 노예임을 인정한 나로서는 그것또한 수긍이 간다.

온순해지고 긍정적인 본래의 모습으로(어느 것이 본래인지 점점 헷갈리지만) 돌아온 오늘 아침에는 또 이것저것 일을 처리하며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딱히 미운 사람도 없고, 반드시 이겨먹어야 하는 독기도 없어진..오뚜기 가루 크림스프처럼 싸고 밍밍하고 감칠맛 도는 아침이다.


어제 메모리얼 언니들을 만나서 한참을 수다를 떨었다.

시작은 공주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이었다. 손이 떨리고 눈물이 나려는 걸 간신히 참았다.

불과 작년 크리스마스에 같이 밥먹고 게임하고 놀았는데, 이제 겨우 여름을 지났는데..

주위에 제대로 된 이별도 전하지 못한 그런 갑작스런 죽음은 너무 견디기가 힘들다.


그리고 윤주언니와의 대화.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잘 살고 있다고 믿으며 가는 이 방향이 정말 맞는가

환경은 병들고, 사람도 덩달아 시들어가는 이 곳이.

거기에 뒤쳐질까 집을 사서 투자를 하고, 주식을 하며 조금이라도 더 돈을 벌겠다고 바둥거리고..그에 따른 극심한 스트레스들.


 이미 잘못된 것을 알았지만, 멈출 수가 없다.

미래가 두려우니까. 지금의 작은 선택이 가져올 결과는 너무 극명히 다르니까.

그런데 그 결과가 어떠하다는 것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누가 판단할 것인가.


누군가의 인생이 남을 해치지 않은 이상

좋은 삶이었다 아니었다 판단을 하는 것은 과연 옳은가


단지 태어났기 때문에 살아가는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찾아 헤매고 애쓰는 모든 이들에게

신이시여. 가엾고 어여삐 여겨 따듯한 빛을 비추어 주소서.

무신론자인 제가 기도 드리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