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과 조교의 자신 없는 설명과 계단식 반원 강당을 가득채운 정적속에서
초록 양장본 초입부에 날 이해하겠니? 라는 꼬인 얼굴의 델타를 뚫어지게 바라봤던 미적분 수업은 몇 안 되는 대학 시절의 선명한 기억이다.
궁금했었다. 이 많은 학생들의 침묵은 이해를 했기 때문인지 무엇을 질문할지 모르는 당혹감인지.
인터넷 강의도 없고, 조교실을 찾아갈 열정도 없던 시절에 수업도 듬성듬성 들어가며, 모래성처럼 대충 학점을 쌓고 졸업을 했다.
졸업 후 처음으로 델타와 입실론을 마주했다.
유툽은 빨리 감기, 반복재생, 캡쳐, 모든 편의를 제공해서 안개같던 당혹감을 걷어 주었다.
25년을 궁금했는데, 유툽이 무료로 늙은 나를 이해시키는데는 10분여 밖에 걸리지 않네.
모호했던 과거를 하나 클리어 했다.
P.S. 우리는 고교 수능 수학에 훈련되어 조건에 집중해서 답을 찾으려 하지만
수학을 잘하려면 목표를 중심에 두고 필요한 조건을 '그때 그때' 찾아넣어야 한다고 한다.
인생도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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