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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재합류

callisto97 2024. 2. 15. 22:01

 들어갈까 망설이던 반도체주가 일년 내리 상승하는 중에 미처 정리 못한 잡주가 AI 호황에도 끝없이 나락으로 갔다.

이중으로 고통을 받은 것인데 여름쯤인가 할 일도 많고 하여 좀 쉬어가자하고 일부러 관심을 끊고 지냈다.

그 잡주도 나름 공부해서 매수했던 것이라 스스로의 능력과 운에 대해 자꾸 부정적이 마음이 드는 것을 떨쳐내기가 힘들었던것 같다.

그리고 태웅이의 권유로 다시 로그인을 하고 아직 바닥인 종목들 중에 혹시 보석이 있을까 들여다본지 이제 겨우 일주일인데 약속한 듯이 골라 놓은 것들이 다 팝업이네.

아쉽다. 그리고 주식은 긍정론자만 돈을 버는 것이 맞다.

 

살면서 참 단호박 성격이어서 단칼에 잘 끊고 뒤도 안 돌아보는 성격이었는데 주식만 시작하면 어쩜 이리 매일매일 껄무새가 되어 후회와 아쉬움이 가득한지.

그럴수록 더 소심해지고 비관적이 되고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끓는다.

 

희한한 것은 비관적 태도는 주식 종목이 아닌 인생의 지난 기회와 결정들도 후회스럽게 각색한다는 것이다.

과감한 도전을 막고 원망하는 마음이 커지는 거지.

노력이 무상하고 운에 따라 희비가 갈리고 거대한 기관들에게 농락당하는 개미 그 자체가 되는 것은..

어지간한 정신력과 무딘 심장이 아니면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더 근본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그 후회는 욕심에서 나온다.

욕심이 없던 시절에는 관계와 놓친 기회에 대한 아쉬움이 없었다.

그것 없어도 나를 행복하게 하는 많은 것들이 있었거든. 그리고 또 다른 기회가 늘 온다고 믿었고.

나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의외로 소박하면서도 고차원적이었다.

그런 긍정은 앞으로 내게 올 새로운 도전들 역시 배움과 나름의 결실을 주리라는 희망으로 앞을 보게 하지 과거에 미련을 남게 하지 않는다.

 

겨우 일주일만에 또 외면해버리고 싶은 마음을 다잡고

버티라고, 버티는 놈이 이기는 거라고

너는 결국 해낼거라고 다독여본다.

 

욕망이 눈을 가리지 않도록 행복의 루틴을 무시하지 않기를. 무엇보다 어떤 결과도 다 내 책임임을 품을 만큼 마음이 자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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