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받은 상처나 실패를 극복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완전히 잊고 털어버리거나.
무엇이 문제였나 곱씹으며 무뎌지는 것.
경험상 나는 첫번째 유형은 안되는 것 같은데, 두 번째처럼 살아가는 것이 과연 현명한 것인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정말 실수를 고치고 반복하지 않게 되는 것이 맞나.
그렇게 속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붙들고 있는 것이 현명한가.
그럴 때마다 내 명이 절반씩은 줄어드는 것 같은데...남은 삶에 시행착오도 그런 비중으로 줄어드는가.
남에겐 관대하고 나에게 엄격하게.그렇게 살려고 하는데.
과거를 되짚으며 다른 방향으로 끝없이 도전하는 것이 건강한 의욕이 아니라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져보겠다고 악을 쓰는 것은 아닌가 두렵다.
가진 것 만큼 만족하며 살면 그만인 것인데.
마음이 늘 인색하다. 나에게 엄격하다 보니, 남에게도 너그러워지지가 않는다.
내가 과감히 잊고 놓아버린 몇 가지 것들.
아직은 인생이 더 남아 속단하긴 이르지만, 그렇게 집착하지 않았던 게 현명한 선택이었구나 싶은 것들이 있다.
나는 지금 몰두할 뭐라도 해야하는 건 맞는데.
작은 실패들이 나를 위축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