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To kill a mockingbird - Harper Lee- 3/21/2018

callisto97 2018. 9. 25. 03:42






 작년에 읽은 좋은 책들, 그 리뷰를 애써 적어놓고 올 초에 몽땅 지워버렸다.

단지 네이버를 탈퇴하겠다는 이유로. 네이버의 언론 조작에 신물이 나서.

그리고 여기에 둥지를 틀었는데, 생각해보니 그 간 읽은 책도 리뷰를 쓰지 않았네.


 인간에 대한 애정과, 용기에 감명받았던 책.

나도 그렇게 나를 낮추고, 인간과 생명을 존중하며 살려고 애써왔다고 생각했는데 실상은 그렇게 용감하지도 깨어있지도 않았던 듯하다.

편견에 쉽게 편승하고 함부로 타인을 평가하고 그 껍데기(인종, 학벌, 신분, 재력 등)에 눈이 가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예를 들면 학벌은 그 사람의 성실함을 나타내주는 일종의 척도로 쓸 수 있지 않나? 하는 마음을 은연중에 가지는 것.

여자를 하대하는 파키스탄의 문화를 조금 알게 되었다고 해서 Fayal 과 슬슬 거리는 두었던 것은 또 얼마나 오만한 문화 우월주의적인 오판인지.

남편은 사람볼 줄 모른다고 하지만, 나는 아직도 소문이나 한 두번의 만남으로 타인을 판단하는 것을 지양한다.

결국 예상대로 뒤통수를 맞는 일이 열에 아홉이긴 하지만, 그 단 한 명을 위해 어리숙하고 상처받는 길을 택하며 살아온 것 같다.

문제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그런 시행착오를 굳이 겪을 필요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

그리고 경험과 연륜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서 쉽게 판단내리고 숙고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

대중에 반해서 신념을 관철시킬 투쟁정신이라던가 언쟁하려는 열정도 사라지고 있다.

특히나 가족들까지 그런 험난한 길에 같이 가자고 할 배짱을 처음부터 없었던 것 같다.


 인간은 잔인하다. 그리고 한없이 따뜻하다.

비겁하면서 용감하고, 이기적이면서 이타적이다.

책은 언제나 시간과 함께 시나브로 한쪽으로 점점 기울어가는 나의 정신을 일깨워준다.

너는 어떤 신념을 지키고 있니...아니 신념이라는 것을 이제 가지게 되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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